총 면적 1900여 제곱미터의 어린이 공원에서 찾을 수 있는 어린이 시설은 미끄럼틀 하나가 전부입니다.
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형식적인 운동기구들은 비좁은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.
공식적으론 어린이 공원이지만 하교 시간임에도 가끔 공원을 지나는 행인을 제외하면 아이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.
어려서부터 공원을 자주 찾았던 학생들은 공원이 예전만 못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냅니다.
[ 김장현·민승현·한세원 / 중학교 2학년 : 옛날에는 이런 나무가 없었고 잔디밖에 없었거든요. 그래서 뛰어놀기 좋았는데 지금은 나무도 좀 생기고 해서 뛰어놀기가 불편할 것 같아요. 놀이터도 미끄럼틀 하나밖에 없고, 애들이 놀 곳도 그것밖에 없고 운동기구도 너무 따닥따닥 붙어 있고….]
리모델링 사업에 투입된 금액은 시비 4억 원.
비교적 작은 규모임을 감안했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의견입니다.
이런 가운데 공익 사업이 진행될 때,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주민의견을 요구할 수 있는 시민 친화적인 행정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.
[ 김민정 / 포항시의원 : 예산이 배정되고 그 일을 집행하는 동안에 공무원들의 자율권이 존중돼야 하지만 그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물이 되기 때문에, (공사)과정 중에 주민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체크해서 시정을 정식으로 요구할 수 있는 그런 행정 절차가 없다는 게….]
한편 지자체 측은 리모델링 초기 단계부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.
[ 포항시 관계자 : 설계하는 과정부터 주민들과 소통해서 몇 차례 주민 회의까지 다 했어요. (무리한 민원에 대해서는)할 수 있는 걸 해야한다는 식으로 풀어서 이야기가 잘 끝났습니다.]
수 억원의 세금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어린이 공원이 이름만 어린이 공원이라는 오명을 쓴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.